카카오 IDC 화재와 비트코인의 강건성에 대한 고찰

온실 속 화초와 야생에서 자란 잡초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연관된 기능(카카오톡 친구에게 이체 등)에만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체 등의 은행 업무는 정상이었다고 합니다.

카카오가 멈췄다. 카카오톡만 멈춘 게 아니라 카카오페이지, 다음, 티스토리,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에서 서비스하는 많은 서비스가 멈췄다. 많은 사람이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중에는 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있다. 다행히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연관된 기능(카카오톡 친구에게 이체 등)에만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체 등의 은행 업무는 정상이었지만, 만약 은행도 멈춰버렸다면 은행에 예치된 돈도 멈춰버린다. 즉, 자신의 자산임에도 동결되는 것이다. 이는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의 큰 단점이다.

금융 서비스가 멈춘 것이 처음은 아니다. 몇 달 전 한국투자증권의 서버실도 빗물에 잠겨 서비스가 멈춰버렸고 한국투자증권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자산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버렸다. 나의 자산을 제어할 수 없게 되는 이 상황이 이상하지 않은가?

만일 은행 데이터베이스에 문제가 생겨 예치금 정보가 증발해버리면 그 자산은 어떻게 될까? 과거에 사람들은 은행을 100% 신뢰하지 못해 실물 통장이란 것을 보관했다. 그리곤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그 내역을 정리하여 통장에 기록해놓았다.

은행에서 나의 예치금 정보를 잘못 처리해 딴소리하게 될 때 물리적 문서인 통장을 증거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누가 통장을 쓰는가? 나 역시 통장을 사용하지 않는다. 편리함이란 달콤한 유혹에 신뢰를 양보한 것이다. 현재 우리는 은행을 무한 신뢰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을 우연히 보았는데 너도나도 혹시 모르는 마음에 카카오뱅크에서 돈을 빼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비트코인은 중앙화된 은행과 달리 단일 실패 지점이 없는 P2P 분산 네트워크 위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어느 한 노드에 불이 났다고 하여 시스템 전체가 멈추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심지어 전쟁이 발발해도 비트코인이 멈추는 일은 없다.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제일 먼저 멈추는 것이 은행 시스템인 것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의 강건성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며 다행스러운 사실인지 알 수 있다. 비트코인의 강건성 덕분에 우리는 극한의 환경에서 우리들의 자산을 지킬 수 있다.

법과 질서라는 온실 속에서 화초와 같이 자리 잡고 운영되던 은행과 달리 비트코인은 야생 그 자체라 볼 수 있는 환경에서 무수한 공격을 받으며 홀로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강건성 측면에서 은행과 비트코인은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것이다.

온실 속 화초와 야생에서 자란 잡초 중 어떤 것의 생명력이 더 끈질길까? 한국투자금융 서버실 침수 사건, 카카오뱅크 IDC 화재 사건, 러우전쟁 등으로 이제 하나둘 깨닫고 있을 것이다. 내 자산을 온전히 보관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다 보면 그 길은 하나로 모인다. 바로 비트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