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아침
버그 투성이 프로그램
'따르릉, 따르릉' 알람 소리다;
아침 알람은 오전 6시에 시작되어 15분 간격으로 총 세 번 울린다;
아침에 알람이 세 번 울리는 동안 아래를 반복한다;
첫 번재 알람이라면:
알람을 끄고 눈을 감는다;
나에게 첫 번째 알람은 아침이 되었다는 것을 인지시켜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 알람에 바로 일어나면 좋겠지만 꽤 오랜 기간 연습했음에도 도통 쉽지 않았다;
그래서 첫 번째 알람에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 다시 자는 것이 아닌 눈을 감는다;
잠이 들 듯 말 듯 다음 알람이 울리길 기다린다;
반복 계속;
두 번째 알람이라면:
일어난다면:
물을 마신다;
꽤 오랜 습관이다;
일어나자마자 물을 마시면 소화 기능이 활성화되어 훨씬 상쾌한 아침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실천해 보았는데, 실제 효과가 있는 듯하다;
반복 종료;
일어나지 못한다면:
첫 알람을 듣고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잠이 들어 버린 것이다;
다음 알람 때 일어나야 한다;
반복 계속;
세 번째 알람이라면:
마지막 알람이다;
이때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면 지각이다;
제발 부디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일어나!;
반복 계속;
이제 일어났으니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보자;
아침을 거르면 힘이 생기지 않아 오전 업무 시간에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다;
그럼 일이 밀리게 되고 퇴근 시간이 다가올 수록 힘들어지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냉장고를 열고 훑어보자;
과일이 있다면 ? 그릇에 담는다;
우유가 있다면 ? 컵에 우유를 따른다 : 그렇지 않다면 물을 따른다;
계란이 있다면 ?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계란을 깐다;
식빵이 있다면 ? 토스트기에 식빵을 올린다 : 그렇지 않다면 컵에 따른 우유를 그릇으로 옮기고 시리얼을 붇는다;
냉장고에 아무 것도 없다면 ? 일단 물로 배를 채운 뒤 회사 근처에서 먹도록 하자;
냉장고 문을 닫는다;
오늘은 다행히 먹을 것이 있다;
아침 식사로 계란 프라이, 식빵 토스트, 오렌지, 우유를 준비했다;
풍족하다;
밥을 먹으며 간단히 기술 공부를 하자;
아침 식사를 하며 다음을 반복한다;
공부할 주제가 정해질 때까지 다음을 반복한다;
책장을 살펴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통해 공부할 주제를 선정한다;
선정한 주제가 깊은 이해를 요구한다면:
아침은 상쾌해야 한다;
너무 방대한 내용을 다루는 것보다는 가볍게 읽을 거리를 다시 찾아보자;
그렇지 않으면 아침밥 먹다가 체할 수도 있다;
반복 계속;
깊은 이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아침 공부에는 짧은 호흡으로 구성된 책이나 강의를 선호한다;
책장에서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 도움이 되는 간단한 내용이 담긴 책을 발견했다;
남은 시간 동안 이 책에서 약 3개의 팁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으로 오늘 아침 공부를 해보자;
반복 종료;
오전 7시 30분이 될 때까지 공부한다;
어느덧 씻고 나갈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8시에 집에서 나서야 하니 30분의 시간 동안 출근 준비를 마쳐야 한다;
이때 시간을 맞추기 위해 타이머를 설정하는데, 나는 타이머로 시리를 이용한다;
시리야, 30분 뒤에 출근하라고 알려줘;
30분 뒤에 해야 할 행동은 다음과 같다:
핸드폰, 지갑, 가방, 손소독제를 챙긴다;
마스크를 쓴다;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간다;
타이머를 맞춰놓으니 안심이 된다;
이제 남은 시간 동안 샤워를 한 뒤 옷을 입고 간단히 집 정리를 한다;
그리고 시리가 30분이 지났다는 것을 알려줄 때까지 기다린다;
개발자의 아침 종료;
평일 오전 6시 마다 '개발자의 아침'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이런, 오늘 또 프로그램이 제대로 동작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오류가 잦아졌는데, 얼른 고쳐서 정상으로 만들자. 인생은 디버깅의 연속이구나.